공연정보
작품소개
ㅡ 2021년 <닥쳐 자궁> 안무가의 글 중에서
시모지마 레이사는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났다.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 ‘우리가족출입금지’ 프로젝트에서 <닥쳐 자궁> 초연을 준비하던 중, 태어난 시점에 이미 1살인 것으로 여기는 기존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영감을 얻고, 자신은 자궁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어머니의 태내에서 자궁을 떼어내고 태어난 것’임을 깨닫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다툼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인간을 낳지 않는 것이므로, 지금까지 인간이 일으킨 일들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죄로서 ‘이 세상에 자궁을 가져오지 않겠다’고 어머니의 몸속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2011년 3월, 당시 18살이던 그는 의사로부터 “당신에게는 고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의 부재와 반대로 생각지도 못한 것의 존재, 결여와 여분의 감각은 그가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맹렬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논리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안무가 본인의 신체적 체험을 기반으로, 특유의 강렬하고도 육체적인 접근을 통해 인간과 세상 사이의 복잡한 모습에 전면적으로 대치하고자 시도한다. 2021년 초연과 2023년 발표한 안무가 솔로 작품 <2011 KINTAMA의 방랑> (MONOTANZ SEOUL 2023)을 토대로, <닥쳐 자궁>은 윤혜진, 이대호, 임소정 무용수,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9명의 여성 퍼포머와 함께 60분 버전의 확장된 무대를 선보인다. 작곡 및 음악감독으로는 밴드 ‘이날치’의 베이시스트이자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가 장영규가 함께해 작품에 색을 더할 예정이다.
출연진/제작진
안무
Photo ⓒSato Mizuki
시모지마 레이사는 1992년에 태어났으며, 7살 때부터 그의 고향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주로 재즈댄스와 일본 전통 요사코이 무용으로 활동했으며, 일본 오비린(J.F. Oberlin) 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며 키사누키 쿠니코를 사사했다. 2013년 케다고로(KEDAGORO) 무용단 창단 후 모든 작업의 안무를 비롯한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춤은 이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이라는 무용단의 철학에 따라, 시모지마는 국경을 넘어 논쟁적인 작품을 발표하고자 일본과 해외에서 작업해왔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옴진리교 사건을 기반으로 한 <기저귀를 찬 원숭이(Monkey in a Diaper)>(2017)와 한국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제작한 <닥쳐 자궁>(2021)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만, 북아일랜드 등 해외 여러 아티스트, 주로 아시아 아티스트와의 협력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부터 도쿄 세존문화재단(The Saison Foundation)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2023년부터 국제 댄스 페스티벌 ‘춤추는 아키타(ODORU-AKITA)’의 공식 협력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