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정보
작품소개
자리와 주름
Place and Fold
《자리와 주름》은 사라진, 사라져가는 존재를 함께 애도하고 기억하는 혼합현실 퍼포먼스 시리즈이다. 송주원은 인간과 비인간 존재 모두를 살아있는 존재로 이해하며, 그 존재의 상실·소멸·멸종·죽음을 근원적인 문제로 삼아 관객과 공동의 애도와 기억을 함께하는 공동체적 경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자리'는 존재와 존재의 얽힘이 발생하는 공간·장소이다. '주름'은 펼치고 접히는 존재의 양태이며, 시간 속에 새겨진 기억의 무늬이자 신체가 만져서 읽는 표면이다. 자리와 주름은 서로를 부른다. 자리는 주름을 품고, 주름은 자리를 펼친다. 하나의 자리가 시간 속에 새긴 무늬가 '자리의 주름'이고, 그 주름이 펼쳐지는 공간이 '주름의 자리'다.
시리즈는 두 축을 통과한다. 전반부는 '죽음의 자리'와 '자리의 죽음'을 축으로, 관객이 시간 속에서 사라진·사라지는 주름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후반부는 '기억의 자리'와 '애도의 자리'를 축으로, '주름의 기억'과 '주름의 애도'가 관객과 관객의 얽힘을 통해 일어난다. 사라진 자리가 잔존하고, 공동의 애도가 자리하고, 시간의 무늬를 신체로 다시 읽고 쓰며 손으로 그 굴곡을 어루만지는 시간을 경유한다.
안무가는 '매체와 신체가 결합한 혼합현실 작업에서 안무는 어떻게 공간을 장소화하며, 관객의 기억과 신체를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 관객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며 물리와 가상을 가로지르는 플레이어이자 퍼포머가 된다. 관객과 가상 존재, 관객과 관객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이 애도의 얽힘을 엮어내고 존재의 주름을 어루만지며 새로운 기억을 써 내려간다. 시리즈는 도시마다 다른 자리로 들어간다. 다른 자리에서 다른 주름이 펼쳐진다
자리와 주름: 군산
《자리와 주름 : 군산》은 1899년 개항 이후 한 세기 동안 개항기, 식민기, 해방기, 산업화, 그리고 도시재생을 거치며 누적된 시간의 두께 위에 자리한다. 자리를 잃어버린 사람과 사물, 그리고 이름들이 그 시간의 지층에 깊게 새겨져 있다. 굴착 노동자가 매몰되었던 해망굴, 사라진 마을의 하제 팽나무, 죽음의 주름이 새겨진 수라 갯벌, 이주 중인 나운주공3단지. 그 자리들에 죽음의 자리와 자리의 죽음이 교차한다. 하나의 자리가 시간 속에서 펼쳐지고 접혀 온 흔적은 '자리의 주름'이 된다.
군산회관 너른홀은 가상과 실재를 가로지르는 자리의 안무를 통해 기억의 자리이자 애도의 자리로 변모한다. 이 자리에 모인 여덟 명의 관객은 자신의 손과 눈으로 공간의 주름을 어루만지고 기리는 의례의 시간을 경유한다. 사라진 자리가 신체를 통해 잔존하고 시공간을 장소화할 때, 이 자리에 얽힌 '감각의 공동체'는 상실을 함께 지탱하는 기억의 공동체이자 애도의 공동체로 자리한다

출연진/제작진
안무
ⓒ오석근송주원은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퍼포먼스와 무빙이미지를 오가는 안무적 실험을 지속해 오고 있다. 특정 장소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매체성·관객성·신체성이 교차하는 시간과 공간을 재구축한다. 감각 경험을 안무하는 방법론을 퍼포먼스, 전시, 상영의 형태로 풀어낸다. 변형되고 사라지는 도시의 장소를 기반으로 한 열다섯 편의 도시공간 무용 프로젝트 《풍정.각(風情.刻)》 시리즈(2014–)부터 이어진, 카메라와 스크린을 관통하는 안무에 대한 질문은 가상과 실재의 장소를 중첩하는 〈20▲△(이십삼각삼각)〉·〈바스락〉 등 일련의 VR/MR 퍼포먼스를 경유하며, 다중의 리얼리티 속 프레이밍과 스페이싱에 대한 탐구로 심화되고 있다. 이외의 주요 작업으로 〈뾰루지·물집·사마귀·점〉, 〈나는 사자다〉, 〈휘이잉〉 등이 있다

